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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월이 시작되자마자 꽃이 만개 했고 , 사람들은 그 꽃을 구경하겠다고 강아지며 아이들이며 집에 있는 온갖 작은 것들은 다 들고 나왔다. 쿠니타치시(国立市)의 다이가쿠도오리(大学通り)는 1km가 조금 넘는 6차선 도로 양 옆으로 오래된 벚나무가 줄 지어 있어, 이 즈음이 되면 일본에서는 花雲, 즉 꽃 구름이라고 가히 부를 만한 것들이 두둥실 떠있다. 한주 정도가 지나면 바람이 꽃을 긁어 나무들은 그 간지럼을 이기지 못하고 꽃잎을

    • 옆집 사람이 죽은 것 같다. 隣人が亡くなったみたいだ。

      옆집 사람이 죽은 것 같다. 한 번도 마주친 적은 없었다. 우연히라도 마주칠 법하고, 일부러라도 피할 법도 한데, 그런 일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방 밖으로 좀처럼 나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밤 늦게 들어가서 아침 일찍 나오는 나의 생활 방식과 정확히 빗나가는 방식의 삶을 살았거나. 여하튼 옆집 사람이 죽은 것 같다. 정말 죽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니 이유도 모르겠다. 아침 운동에 다녀오는 길에 옆집 문이 열려 있었

      • 그물이 되어라 (網になれ)

        沈んだ百年前の時間を汲み上げれば わたしの網の上に残ったものはどれだけ 些細なものなのか 百年後に汲み上げれば その網の上に残ったものはどれだけ 仕方なく 古い記憶だろうか 残骸がひとすじに降り注ぐ。 一茎の腕を広げ 網になれたら なれたらなれ 網になれ あの子たちを救える網になれ このぬかるみの 網が いらなくなるときまで 그물이 되어라 저 아래 가라앉은 백년 전의 시간을 퍼올릴 수 있다면 나의 그물 위에 남은 것은 얼마나 사소한 것일까 백년 후에

        • 학제계로 들어가는 여권

          독서회 두개와, 오픈 세미나 하나에 참여하고 있다. 유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일까. 유독 이 나라에선 이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미국의 경우에는, 유럽의 경우에는 어떤지에 대한 질문이 거의 한 회차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것이 국제라는 말 바깥에 또 한겹에 [학제], 즉 학술적인 전 지구적 제도권에서 연구자로서 생활해야할 자들의 기본적인 스탠스라는 것은 알겠다. 다만 학제적인 논의는 아주 많은 경우에 해당 연구자가 생

          흔들리는 땅에 두 다리를 심는 일

          일본에 와 겪은 가장 슬픈 익숙함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지진에 무심해졌다는 사실이다. 지진이 이 나라, 이 땅에 사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공포인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나는 그 두려움을 내면화하지 못한다. 구태여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어쩐지 쉼없이 요동치는 땅 위에 사는 이들의 삶에 대해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결국엔 나도 이들과 함께 살아야 하고 어느 날엔가 나도 그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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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高尾山登り日記

          高尾山登り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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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성」에 대한 메모

          2022.10.08.sat 특별히 흥미로운 한 가지 특질이 더 있다. 그녀의 중성성 말이다. 대체로 그녀의 인물들은 자신의 성별에 의지하지 않는다. 마주침과 견뎌냄의 과정에 어떤 성별 논리도 개입하지 않는다. 여자라서 혹은 남자라서 특별히 겪게 되는 마주침은 없다. 여자라서 혹은 남자라서 정념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슬픔은 중성적이고 그 슬픔의 처리과정도 중성적이다. 이 중성성이 그녀의 명랑성을 만든

          「중성」에 대한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