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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저 노안이 왔나봐요

어쩌다보니 작년말부터 한달에 한번 술을 먹는다. 둘이서. 

12월에는 송년회, 1월에는 신년회하자 해서 두달 연속으로 이렇게 좋을 수 있나 하면서도 이제 앞으로는 진짜 둘이 술 먹을 핑계가 없겠구나 아쉬웠는데, "2월부터는 신월회해요"라고 제안해줬다.

1년에 한번 신년맞이에 신년회.
매달 한번 신월맞이에 신월회. 

그냥 매달 먹자는 거네. 이건! 분명한! 유죄 행위!!

흣, 그래도 여기서 방심하면 안 되지. 그냥 해본 말일 수 있으니까. 그 사람 스타일 상 막 밀어붙이면 발 빼려는 경향이 보여서 일단 기다려보기로.

한 몇주 가만히 있다가 그쪽에서 먼저 "저희 신월회는 안 하나요" 라고 말을 꺼냈다. 일이 많이 바빠보여서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 마냥 기분 좋은 나. 참.

심지어 쉬는 날인데 어차피 출근할거였다고 시간을 만들어줬고. 멤버는 차차 고민합시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부르려는건가보다 했는데 그 날은 그냥 둘이었고.

어쨌든 신월회는 현재까지 매달 하고 있는데 막 재밌는 날도 있고 오늘 별로 그랬네 하는 날도 있다. 2차의 그 사케집만 가면 참 재밌는 것 같은데 그게 요건인지는 모르겠다.

업무 칭찬도 나를 향한 감사한 마음도 좋은 얘기 많이 해줘서 좋은데 이게 내가 20대였으면 진짜… 완전 오해하고 어떻게든 선 넘으려고 애썼겠지 싶다. 일본에 살면서 가장 재밌는 일 중에 하나가 나랑 대화하는거래. 어쩌라고.

한번은 내 옷 소매에 붙은 부스러기를 아무 말없이 휴지로 때주는데 그게 얼마나 다정했는지… 기분 좋은거 반 정신 바짝 차려야지 반. 언제나 결국에는 나의 이성, win.

나는 술 이빠이 먹고 나서 밤길 걷는걸 좋아하는데, 몇번에 한번은 그쪽도 따라올 때가 있다. 운동 싫어하는데.. 하면서 같이 산책해 줄 때면 많이  기분 좋은가보다 싶고 나도 기분 좋다.

어는 날도 그렇게 같이 걸어가는데 갑자기 "아, 배고파!"하니까 너무 뜬금없어서 웃고. 저녁 양이 좀 적긴 했죠? 이러면서.

그러고 자기는 스마트폰을 참 노안스럽게 본다 혼자 한숨 쉬길래 내가 막 웃더니 아니 여보세요 10년만 있어봐 진짜 글씨가 안 보인다니까 발끈해서 또 웃고.

10년 후 내가 노안이 온다 쳐요, 그때는 서로 안 보고 살고 있겠죠? 그러면 제가 아주 뜬금없이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죠? 저 노안이 왔나봐요"라고 보고드릴게요, 그 날 기대하세요 말하고 또 한번 웃고.

살면서 대화가 재밌는 사람을 아주 가끔 만나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여기 한 명 더 추가요. 나는 남녀 상관없이 언어나 말로 사람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더욱. 복권 당첨되는 기분이 이런걸까.

이렇게 써놨다가 두고두고 봐여지.
나중에 사는게 힘들 때 꺼내먹게.

日本語は気が向いたら書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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