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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끄적여본 나의 리듬게임 연대기 - 중편

  이번 노트는 이전에 썼던 상편에서 이어진다. 내가 어떻게 SOUND VOLTEX에 입문했고, 이후로 어떻게 게임을 해 왔는지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여기서는 내가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모두 마친 후 중학교를 졸업하는 시기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1. 2015년 12월 : SOUND VOLTEX를 발견하다

  나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리듬게임에 관심이 있었다(이 친구는 지금도 가끔씩 DJMAX RESPECT V를 즐겨 하는 모양이다). 중학교도 같은 학교를 나왔는데, 중학교 3학년 2학기 과정을 모두 마친 후 겨울방학 시즌에 이 친구가 하는 말이,

'내가 리플렉 비트라는 게임을 유튜브에서 발견했는데 너무 재밌어보인다.
우리 한 번 시내로 나가서 오락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친구  X

(!!!!!!!!!!!!!!!!!!!!!!)

  지금은 업데이트가 끊겨서 사실상 반쯤 버려진 게임이 되어버렸지만, 그때만 해도 리플렉 비트가 성행하던 시절이기도 하고 나도 그때는 처음보는 게임이었기에 재밌어보여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사실 나는 시내까지 나가서 직접 오락실을 찾아본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

  나는 이때까지 즐겨 하던 아케이드 리듬게임이라고는 EZ2 시리즈가 전부이고, 영화를 보러 갈 때 그 근처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jubeat가 있어서(이 게임도 그 친구가 하자고 해서 같이 했다) 가끔씩 끄적인게 전부였다.

  (그래서 놀랍게도 나의 첫 비마니 리듬게임은 유비트였다. 당시 유비트가 얼마만큼 성행했는지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게 인터넷에 검색을 해본 결과, 당시 울산에서는 '게임사령부'라는 오락실이 가장 성행했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그 친구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게임사령부에 들어가보았다. 지금은 폐업했다.

  처음 들어가본 소감으로는, 되게 신기한 게임들이 많았다. 리플렉 비트를 포함해서, 그때 처음으로 IIDX, pop'n music, GITADORA 등등의 리듬게임들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나의 이목을 끄는 리듬게임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 바로……………….

" SOUND VOLTEX GRAVITY WARS "


  당시 나의 눈을 가장 크게 끈 게임이었다. 다른 게임들도 많은데 왜 하필 이 게임에 관심을 가졌냐하면, 바로 그 노브(ツマミ) 시스템.

  사실 IIDX는 내가 즐겨 하던 EZ2DJ 시리즈와 컨트롤러가 비슷하고, GITADORA 중 드럼매니아는 다른 드럼게임도 자주 해봤었고, 기타프릭스는 그냥 재미없어 보였고, pop'n music은 큰 버튼만 9개가 박혀 있어서 게임이 단순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운드 볼텍스는 컨트롤러에 무슨 DJ들이 클럽에서 돌릴 것 같이 생긴 장치가 달려 있었다. 

'와, 이게 뭐지..?'

  내가 이것을 보고 처음 딱 들었던 생각이, '아니 리듬게임에서 이런 DJ들이 만질 것 같은 장치를 내가 돌릴 수 있다고..?'였다.

  실제로 그때 주변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막 누르고 돌리면서 신기한 것들이 화면 아래로 막 지나가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보였다. 그래서 들뜬 마음에 코인을 넣어서 플레이한 것이 사운드 볼텍스의 시작이었다.

  당시 처음으로 플레이한 곡은 나도 모르는 음악의 NOVICE 3레벨이었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다음 곡은 그래도 무조건 아는 노래를 찾아서 플레이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만지면서 고른 것이 '치르노의 퍼펙트 산수교실' EXH였다.

  이 곡을 하면서 그때 노브의 손맛을 제대로 느꼈던게, 위 영상 기준 2:08부터 시작하는 패턴이 노브를 돌리는 맛이 챙챙거리는 효과음과 함께 정말 좋았다. 그렇게 노브의 매력에 빠져들며 사운드 볼텍스를 시작했다.

2016년 1월 당시 신곡이었던 VOLTEXES III.
SDM-*은 나의 이름의 이니셜에 대충 기호 몇 개 붙여서 지었었다.
VOLTEXES 시리즈를 이어서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었다.

  나는 원래 EZ2 시리즈 유저였는데, 이 게임을 알고 나서 대부분의 코인을 여기에 꼴아박은 것 같다. 게임이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본가는 울산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시골인 울주군에 살았기 때문에 게임사령부 오락실에 한 번 가려면 시내버스를 편도로 약 40분동안 탔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40분도 가까운 거리였다. 이 오락실에는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거의 가지 않았고, 어느샌가 폐업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시 15레벨 첫 UC 달성 성과였다.
당시 Pet Peeve 플레이 성과 사진. 이런 채보도 세상에 존재할 수 있구나를 새삼 느꼈다.

  게임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매주 주말이 되면 꼭 한 번씩은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즐겼고, 실력이 점차 느는 것을 체감했다. 어려웠던 것은 역시 노브의 조작. 노트는 이전에 여러 게임들로 단련이 되어 있었는데, 노브는 난생 처음 느끼는 조작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열심히 하면서 게임 실력을 키워나갔다.



2. 2017년 12월 : 7th KAC 코스에 도전하다

  나는 2016년부터 사운드볼텍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당시 KAC의 존재를 몰랐다. 2016년 2월에 열린 5th KAC는 존재 자체를 몰랐고, 2017년 2월에 열린 6th KAC는 방송으로 혼자 보기만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때 같이 게임하던 주변 친구들이 갑자기 나에게 제안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그 친구는 아니다.

야, 이번에 7th KAC 한 번 나가보는 거 어때?

친구 Y

  나는 사실 감히 내가 일본에서 개최하는 세계 최고의 리듬게임 대회인 KAC에 출전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실력에 그렇게 큰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5th KAC, 6th KAC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회에서 뽑았던 점수들을 훑어보면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고, 당시 KAC 예선 코스는 한 번 해봤다. 그런데 점수가 은근히 잘 나오길래, 나의 온 정신을 게임에 쏟아부어서 게임을 해낸 결과 이런 점수가 나왔다.

7th KAC 당시 예선 코스.

  당시 예선 코스에서 199%를 달성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겸손떠는 게 아니라, 정말 운이 좋았다. 왜? 이 세 곡 모두 기록갱신을 동시에 했기 때문이다.

  잘 보일 지 모르겠지만, 세 곡 모두 기록갱신이다.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점수를 더 올리고자 아무리 코스를 파훼해보았지만 점수는 더 오르지 않았다. 이것이 나의 한계였다.

  당시 예선 코스가 2개 있었는데, 첫 번째 코스는 이미 기간이 지나서 플레이할 수 없었고, 각 코스상 상위 1명만이 KAC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보다 높은 점수를 달성하면 나는 2등으로 밀려서 출전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위 점수를 뽑고 난 뒤, 주변에서는 '이거 무조건 KAC 출전할 수 있다.', '지금 이 점수보다 높게 뽑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 있지' 등등 말이 나오기도 했다(당시 GGD님은 6th KAC에서 우승하여 다음 KAC에 바로 출전할 수 있는 시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코스를 플레이할 필요가 없었다).

  사실 나도 KAC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누군가가 내가 세운 기록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약 일주일 후.. 이변은 일어났다.

아.. 안 돼..!

  현재는 투덱 쪽에서 유명하신 체피님이 나의 기록을 갱신해버린 것이다. 해당 기록이 세워지자마자 카카오톡에서는 사람들이 나를 몇 번이고 부르면서 너 기록 갈렸다고 나에게 알리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정말 너무 아쉬웠다. 남들에게는 크게 티를 내지 않았지만, 일주일동안 KAC에 출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 KAC에 출전할 기회는 많았다고 생각한 나는 게임을 즐기면서 실력을 계속 키워나갔다.

현행 난이도 기준 첫 19레벨 퍼펙트였던 A Lasting Promise(2018. 02. 25. 달성)
당시에는 Firestorm도 19레벨이었고, 이것을 고려하면 Firestorm이 19레벨 첫 퍼펙트였다.
당시 최초 퍼펙트를 달성했었던 Last Resort(2018. 04. 15. 달성)
오락실에 사람이 많았고, 달성하자마자 순간 소리를 크게 지를 뻔했던 기억이 있다.



3. 2018년 7월 : 20레벨 퍼펙트를 처음으로 달성하다

  7th KAC가 개최된 이후, 당시 사운드 볼텍스에는 총 6개의 20레벨이 존재했다.

  • Lachryma《Re:Queen'M》(5th KAC 결승곡)

  • HE4VEN ~天国へようこそ~ (6th KAC 결승곡)

  • iLLness LiLin (6th KAC 결승곡)

  • WHITEOUT (6th KAC 후속곡)

  • FIN4LE ~終止線の彼方へ~ (6th KAC 후속곡)

  • I (7th KAC 결승곡)

  (진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레전드 오브 레전드 라인업이긴 하다..)

  이 중 나로서 퍼펙트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곡은 I 였고, 점수도 가장 높았다. 그래서 퍼펙트 달성 방송을 진행했었는데(당시에는 아예 무명이었다), 원래 게임사령부에는 사운드 볼텍스에 방송 장비가 구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한 친구가 자신의 남은 컴퓨터와 모니터를 들고 와서 방송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렇게 방송을 시작한 지 2시간 정도가 경과했을 때.. 솔직히 나는 안 될 줄 알았다. 심지어 당시 나는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밤 10시가 되면 오락실에서 나가야 했다. 그런데 밤 9시가 되어서까지 방송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퍼펙트 달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저주에 심하게 걸렸던 구간이 있었다.

이 패턴은 지금도 어렵다. 손이 너무 꼬인다.

  프리미엄 타임도 없던 시절, 거의 초반 부분에 존재하는 이 패턴에서 저주에 걸려서 퍼펙트 달성은 이대로 물건너가나 싶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친구들도, 역시 20레벨 퍼펙트는 날이 아닌가 보다 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해당 구간을 넘기자마자 신이 나를 도왔다.


밤은 깊어가고, 오락실에서는 순간 한 줄기의 빛이 샜다.



" I (MXM) PUC " (2018. 07. 14. 달성)

  정말 기뻤다. 달성한 순간 지켜보던 친구들과 난리법석을 피웠다. (위 영상에서 PUC가 뜨는 순간 캠을 보면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당시 19세)에 개념없이 오락실에서 크게 소리지른 것은 이불킥을 조지고 싶지만, 그래도 오락실에 사람이 없던 것을 아직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이후 20레벨 퍼펙트에 자신감이 생겼던 나는 다른 20레벨도 점차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고, 많은 코인을 꼴아박은 결과 다른 20레벨 퍼펙트도 달성하기 시작했다.

20레벨 퍼펙트 2호, HE4VEN. (2018. 09. 02. 달성)

  이후 20레벨 퍼펙트는 8th KAC에서 우승한 이후로 달성했다. 그 이야기는 다음 노트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4. 계속되는 EZ2AC 시리즈에 대한 열정

  내가 사운드 볼텍스로 본진을 옮겼다고 해서 EZ2AC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틈틈히 열심히 하고 있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14키를 주로 했다.

  왜 굳이 14키인가하면, 일단 나는 페달을 더럽게 못 밟는다. 그냥 키 5개 + 스크래치는 무난하게 모두 처리 가능한데, 그놈의 페달이 나오기만 하면 전체 노트의 판정이 반토막이 난다. 심지어 어느 곡에서나 나오는 4비트 '쿵 쿵 쿵 쿵' 페달도 못 밟는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박 페달에서도 GOOD 판정이 발생한다.

  그래서 다른 할만한 키는 뭐가 있을까 둘러보다가 페달을 사용하지 않는 14키가 눈에 들어온 것이 그 시작이다. (솔직히 언제부터 14키에 입문했는 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당시 새로운 모드였던 5K ONLY도 페달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했던 것 같다.

  EZ2AC는 플레이만 자주 하고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아서, 자료가 얼마 없다.

악질 패턴 중의 악질 패턴인 14K BEDLAM EX MIX 클리어 (2018. 07. 21. 달성)
14K 코스 중 하나인 18+ 코스 클리어 (2018. 07. 22. 달성)
계단 패턴이 인상적인 5K ONLY BEDLAM SHD MIX ALL COMBO (2018. 07. 22. 달성)

  이렇게 14키를 점차 시작하면서 다른 키도 조금씩 건드려본 것 같다. 10키같은 경우는 14키를 입문할 때 거의 동시에 시작했고, 7키는 비교적 최근에 만져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5. 중편을 마무리하며

  이번 노트에서는 내가 사운드 볼텍스에 입문하고, 8th KAC에 출전하기 이전까지의 내용을 다루어 보았다. 8th KAC 이후로 나의 닉네임을 들어본 사람이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아예 무명이었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자료를 정리해서 글을 쓰다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바일 게임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

2018. 09. 26.

  사진은 이거밖에 없는데, 아무튼 ARCAEA가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모바일 리듬게임은 ARCAEA를 마지막으로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오락실에서 내가 버튼을 누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판정을 맞춰야 하는데, 모바일 게임은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심지어 나는 패드가 없어 안드로이드로만 모바일 리듬게임을 즐겼기 때문에(내가 이전 노트부터 지금까지 올렸던 모든 모바일 리듬게임 사진은 안드로이드로 플레이한 성과이다), 참맛을 느끼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씩 친구 집에 놀러가면 패드로 모바일 리듬게임을 할 기회가 생기는데, 몇 번 플레이 해보면 판정이 그야말로 박살이 난다. 그럴 때마다 매번 난 역시 터치패드 기반 게임보다는 버튼을 우다다 누르는 게임이 적성에 맞구나, 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츄니즘도 판정이 정말 미치도록 안 나온다).

  다음 노트에서는 8th KAC에 출전하게 된 것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사실 이때부터는 나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주로 성과사진보다는 나의 소감이나 생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이야기로 풀어보고자 한다.



다음 노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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