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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끄적여본 나의 리듬게임 연대기 - 상편

  나는 아주 예전부터 리듬게임을 좋아했고, 즐겨왔다.

  7살 때 유치원에 있던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게 됐고, 그 후 여러 리듬게임을 접하며 실력을 키워 왔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 2024년 현재 리듬게임을 플레이한 지 16년째 되는 해이다.

  이 노트에서는 내가 리듬게임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사운드 볼텍스를 알기 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내가 리듬게임을 어떻게 접하게 됐고, 어떤 게임을 즐겨왔는지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



1. 2000년대 후반 : 내 인생 첫 리듬게임, EZ2DJ : PLATINUM

  어떤 경위로 오락실에 갔는 지는 기억나지 않지만(오락실 이름도 아직 기억한다 : O2오락실), 내가 처음으로 플레이했던 리듬게임은 EZ2DJ, 그 중에서도 PLATINUM 버전이었다.

  2008년, 그러니까 당시 9살이었던 나에게 이 게임이 어떤 감정을 주었는 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모르게 이 게임을 시작하고 있었다. 나이가 어려서 키가 작았기 때문에 근처 오락기에 있는 의자를 가져와 의자에 무릎을 대고 올라가 플레이한 기억이 있다.

  그렇게 게임을 맞아가며 하던 중 어린 애가 이런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는 지 나에게 와서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스크래치와 페달 오토, 써클 노트 설정, 올송 치트 등등.. Street Mix(현재 5K STANDARD)의 올송 치트는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에는 스크래치와 페달에 오토를 걸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게임을 시작했다. 

아는 사람은 아는 당시 국룰 설정. 3번째 설정은 GOOD이 났을 시 콤보가 끊기는 모드이다.

  나는 아직도 SMASH의 HD 난이도의 중반 패턴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위 영상의 1:17 ~ 1:21에 나오는 패턴이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나에게는 정말 어려웠다. 이 곡을 클리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코인을 박았는지 모르겠다..(물론 스크래치와 페달은 오토였다.)

  아무튼 여러 곡을 플레이하며 이래저래 맞아가면서 실력을 길렀다. 나는 딱히 실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한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음악을 듣는 것을 아주 좋아했고 음악을 내가 연주한다는 느낌이 나에게는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을 하다보니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는 EZ2DJ를 PLATINUM으로 처음 접했기 때문에 넘버링이 붙어있지 않아 이 게임이 PLATINUM 하나만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계속해서 업데이트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2. 2010년대 초반 : EZ2DJ의 전설, 7th TRAX + 알투비트, 오투잼, EZ2ON

  내가 본격적으로 여러 리듬게임을 시작한 시기이다.

  나의 본가는 울산이고, 큰 집이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명절이나 휴일이면 사촌 집에 자주 놀러가고는 했다. 그런데 사촌 형이 내가 평소에 어떤 게임을 하는 지 알자, 곧바로 나를 집 근처의 오락실에 데려갔다(그 오락실의 이름도 아직 기억한다 : 용가리 게임랜드).

  거기서 나는 발견하고 말았다. EZ2DJ의 다른 시리즈를 말이다..

  나는 이 시리즈를 본 순간 깨달았다. 아, 내가 하고 있던 PLATINUM은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당시에 나는 핸드폰이 없었고, 집에 컴퓨터가 있긴 있었지만 이 게임에 대해 직접 검색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몰랐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동전을 넣고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잘 알거다. 여러 리듬게임이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유저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가 됨에 따라 게임의 최고난이도도 점차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나는 PLATINUM 시절 가장 어려운 채보가 Zeroize HD(13)인줄 알았는데 15레벨이 내 눈 앞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Revelation NM(15)였다.

  PLATINUM에서 겨우겨우 전곡을 클리어했는데 다시 한 번 넘어야 할 벽이 생긴 것이다. 나중에 클리어하긴 했다. 물론 스크래치와 페달은 오토 상태로..
확실히 게임을 계속 하다 보면 실력이 늘긴 느는구나라는 생각을 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난이도가 높아진 수많은 곡들에 맞아가며 게임을 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거의 이 시기에 접한 온라인 리듬게임이 3개가 더 있다.

  • R2Beat, 알투비트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달려가면서 방향키로 장애물을 피하는 컨셉의 리듬게임.

  이 게임을 접하게 된 계기는 고모가 예전에 이 게임의 고수였기 때문이다. 뭐 딱히 네임드였던 것은 아니고.. 그냥 고모가 이런 게임을 하는 게 내 눈에 너무 인상깊게 보였다. 이때 이 게임이 너무 하고 싶었던 나는 사촌 누나의 계정을 빌려 '주둥이쉿'이라는 닉네임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위 영상은 내가 게임에서 가장 좋아했던 음악인 '난공불락'이다. 방향키를 두 손으로 처리하는 방법인 투핸드보다는 무조건적으로 원핸드만을 고집하면서 게임을 해왔던 나에게 이보다 더 재밌고 완벽한 원핸드 유저 전용 패턴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때 잼민이었던 나는길드에 너무나도 가입하고 싶었던 나머지 성인만 가입이 가능했던 '갓소울'이라는 길드에 20세 성인이라고 속이고 가입한 기억이 있다(…).

  알투비트가 피망에서 서비스 종료되던 시점까지 아주 재밌게 했던 게임이고, 최근에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기에 가끔씩 갑자기 생각날 때면 잠깐 하기도 한다.


  • O2Jam, 오투잼

  7키 게임의 정통이라고 할 수 있는 노트형 리듬게임.

  이 게임을 시작한 계기는 초등학교 동창의 한 친구가 나에게 소개해준 일이다. 리듬게임을 한다는 나의 말에 그 친구는 오투잼이라는 게임을 나에게 소개해주었고, 처음에는 3키 모드를 시작했지만 후에 집에서 7키 모드도 있다는 것을 안 나는 그때부터 7키 모드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했던 곡들 중 대표적인 두 개의 곡을 소개하자면 Red Sign, Marbel Super Miracle이 있다.

  Red Sign의 경우는 그저 음악이 좋아서 자주 했던 기억이 있고, Marvel Super Miracle은 특유의 양손 계단 패턴이 은근히 치는 맛이 있어서 자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당시 내가 사용하던 키보드가 동시 입력을 잘 지원하지 않는 키보드였기 때문에 강제로 역뭉개기 기술을 사용해야만 했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S D F Space J K L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F Space J 동시치기가 인식이 되지 않았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동시치기조차 인식이 되지 않던 시절 나는 꾸역꾸역 게임을 이어나간 기억이 있다.


  • EZ2ON REBOOT

  EZ2ON의 시초가 되는 EZ2ON RETRO는 플레이한 적이 없고, 2013년에 4개월동안만 서비스를 했던 REBOOT 시절에 EZ2ON을 플레이했다.

  이건 내가 플레이했던 영상이 남아있다.

  당시 6KEY MODE 神威 HARD MIX (20) 올콤보를 달성했다.

  이때 EZ2ON에서는 올콤보를 달성한 최고레벨을 EXC라는 일종의 실력 지표로서 유저마다 나타내주는 기능이 있었다. 가령 자신이 올콤보를 달성한 최고레벨이 16이라면 그 유저의 EXC는 16이다.

  그런데 나는 이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EXC가 20이 되었고, 미션 중에 EXC를 1 올리는 미션이 있었는데 나는 달성이 불가능했던 기억이 있다. (최고레벨이 20이었기 때문이다..)

  화질이 좋지 않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위 영상에서 나타나는 유저 이름이 SDMseven8이다.

  예전부터 sdmseven이라는 아이디를 자주 써왔고, 지금 나의 트위터 계정이 @sdmseven인 것이 곧 위 플레이가 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되기도 한다.



3. 2010년대 중반 : EZ2DJ CV와 모바일 리듬게임의 시작

  당시 나는 우리 동네에 O2오락실(EZ2DJ Platinum이 있는 그 오락실)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동네 안에 다른 오락실이 있는 것을 알았다.

  그 오락실의 이름은 '자이언트 게임장'이다. 오락실이 망한 후 성인 게임장으로 이전했다가 지금은 아마도 당구장을 운영중인 것 같다.

  아무튼 그 오락실에 처음 들어가서 내가 발견한 것은 EZ2DJ 7th TRAX CLASS R ~CODENAME : VIOLET~(약칭 CV)였다.

  EZ2DJ는 7th도 몇 개의 버전으로 나뉘는데, CV는 간단하게 말하면 7th의 마지막 시리즈 정도 되겠다.

  이 오락실은 집에서 거리가 조금 있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고 싶어질 때면 항상 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서 오락실에 갔다. 마을에 있는 작은 오락실이라 사람은 많이 없었는데 어떤 꼬맹이가 리듬게임만 하러 오락실에 오는 것이 흥미로웠는지 오락실 사장님과도 친분이 생기기도 했다.

  이 시리즈가 아마 내가 사운드볼텍스를 접하기 전에 가장 많이 플레이한 버전이 될 것이다. 특히 이 CV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리듬게임 유저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는 '神威'를 즐겨했다. 이 곡은 위에서도 소개했듯이 EZ2ON에서도 즐겨했다.

  아직도 기억하는 것이 당시 나는 점차 스크래치와 페달의 오토를 풀고 직접 돌리고 밟으로 노트를 처리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었는데, 神威의 16비트 스크래치 난사가 중학생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패턴이었기에 동생을 오락실에 데려가서 그 부분만 돌리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같은 악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중학생 시절부터 스크래치와 페달의 오토를 풀고 직접 돌리고 밟으면서 노트를 처리하는 연습을 했다. 

  神威 외에도 당시 BErA 버전까지만 수록되어 있었던 Dragon Hunter? 와 Akasha라는 곡을 참 좋아했고 자주 플레이한 기억이 있다.

  아는 사람은 아는 명곡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모바일 리듬게임도 여럿 플레이했다. (이때부터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던 자료가 점점 남아있기 시작한다. 애초에 나는 스마트폰이 초등학교 6학년부터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사진도 못 찍었다.)

  • Cytus

  사실 내가 처음 접한 모바일 리듬게임이 CYTUS라고 해도 무방하다. 내가 사이터스를 깔고 가장 먼저 플레이한 곡이 뭔지도 기억난다 : The Black Case

  이 곡을 시작으로 모바일 리듬게임에도 손을 대기 시작한 것 같다.

2015년 당시 리절트. 줄지어서 나오는 연타 패턴이 인상적이었던 곡
2015년 당시 리절트. 그냥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했던 곡


  • DEEMO

  스토리가 한창 나오고 있을 때 플레이했다. 그게 언제부터였냐면 엔딩곡이 아직 그 보컬노래일 때이다(Sakura Iro No Yume). 검색해보니 DEEMO 2.0이 나오기도 전이다.

  아직까지 자주 듣고 있는 명곡이다.

  아무튼 2015년 5월에 DEEMO 2.0이 업데이트 되자마자 본방 사수하여 엔딩을 보았을 때의 전율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2015년 5월 당시 DEEMO의 최종보스곡이었던 M2U님의 Myosotis의 나의 플레이 결과이다.
2018년에는 이런 성과도 달성했다.


  • TouchPoP(터치팝)

  이 게임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4키, 5키, 6키 모드가 있었는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직접 패턴을 제작할 수 있으며 그 패턴을 유저 간에 공유할 수 있었던 게임이다.

  이것도 자료가 하나 남아있다.

  이때 당시 나는 일본의 밴드인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노래에 한창 빠져있었다. 위 영상은 이 밴드의 'Just Awake'라는 노래를 5키 패턴으로 만든 자료이다. 당시 2015년 1월이다. (잼민이의 상징 모비즌은 덤이다.)


  아무튼 내가 접할 수 있는 리듬게임이란 리듬게임은 모두 접해보면서 음악을 즐긴 것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4. 상편을 마무리하며

  이 글에서 소개했듯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리듬게임을 시작했고, 여러 리듬게임을 꾸준히 해왔다. 이번 노트에서는 옛날 이야기를 많이 해서 자료를 많이 첨부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EZ2DJ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어렸을 적에 나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준 게임이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꾸준히 EZ2DJ를 해왔고, 점차 실력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마을에서 유명해진 적도 있다. 내가 우리 마을의 자이언트 오락실에서 EZ2DJ를 플레이하는 것을 본 어떤 고등학생 형은 나에게 '골프계의 타이거 우즈'라는 말을 해준 기억도 있다.

  또한 지금은 시간이 너무 지나서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자이언트 오락실에서 항상 EZ2DJ를 같이 하던 형이 있었다. 그 형과 같이 게임을 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던 기억도 있다.

  부산에서도 마을에서는 아는 사람들은 알 정도로 유명했다. 나를 부산의 오락실에 처음으로 데리고 간 사람이 사촌 형이었기에, 내가 EZ2DJ를 플레이하는 것을 본 사촌 형이 나중에 사촌 형 친구들에게 말해주었는지 내가 그 다음부터 사촌 집에 놀러갈 때면 사촌 형 친구들이 나에게 '리듬의 신이 왔다'는 말을 매번 해주기도 했다.

  또한 사촌 형 집 앞에는 미니 펌프 오락기도 있었는데, 이 게임도 나름 잘 했기 때문에 그 마을에서는 리듬게임을 잘 하는 꼬맹이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쑥쓰럽기도 하지만 이제는 모두 어렸을 적 추억으로 남아있다.

딱 이렇게 생긴 오락기기였다.

  EZ2DJ 외에도 이 노트에서 언급했듯 많은 온라인, 모바일 리듬게임을 해오면서 쌓아온 기억들이 지금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리듬게임을 즐겨하던 중 어느새 중학교 3학년 과정이 모두 끝난 후에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바야흐로 2015년이 끝나가던 시절, 나는 발견하고야 말았다. 'SOUND VOLTEX'라는 게임을…



다음 노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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