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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타협하지 않다 · 진심으로 즐기다 · 타인과 교류하다: 수작업과 복제성을 둘러싼 대담 <고우콘 후키코(공예작가) × 요시다 가쓰노부(디자이너)>

소재부터 시작해서 만드는 팔찌, 텍스타일과 같은 수작업과 대량생산을 지향하지 않는 제품의 그래픽 디자인. 제로에서 물건을 만들고, 가치를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어떤 식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 자연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두 사람의 대담에서 수작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고우콘 후키코(위) | 1975년생, 아칸코 아이누코탄에서 성장. 아이누 요리점 민예 찻집 ‘포론노’를 가족과 함께 운영하면서 텍스타일 등의 영역에서 아이누의 수작업을 지속. 언니 시모쿠라 에미씨와 결성한 자매 유닛 ‘Kapiw & Apappo’로 아이누 음악 라이브 활동 중.

요시다 가쓰노부(아래) | 1987년 도쿄도 신주쿠구 출생. 야마가타현을 거점으로 채집, 디자인, 초특수 인쇄 등의 활동 중. 이름에 들어가는 𠮷는 土와 口로 된 한자.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우콘 후키코(이하, G): 저는 홋카이도의 아칸코 아이누코탄에서 자라서 포론노라고 하는 아이누 요리점을 가족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계절마다 산나물을 캐서 아이누 요리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게에서는 산에서 채취한 소재로 만든 공예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활동으로 자연의 소재를 살린 수공예를 만들거나, 아이누 음악 라이브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요시다 가쓰노부(이하, Y):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 일이 많지만, 산에 들어가는 일도 많습니다. 원래 센다이에 있는 어머니가 염직 공방을 경영하면서 도호쿠 식물을 사용한 염직과 베 짜기를 하셨습니다. 그 영향도 있어서 식물에서 섬유나 염료를 추출하는 필드워크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자연의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계시지요?

G: 원래는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저까지 계승해 온 기법입니다. 지금은 배웠던 것을 제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구체적으로는 원래 남성이 칼을 차기 위한 띠를 만드는 기법을 사용해서, 나무의 내피로 실을 만들어서 팔찌나 초커를 뜨기도 해요.

그리고 제 나름의 방식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대부터 나무껍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나무 재로 삶는 방법을 배웠는데, 올해부터는 중조천(重曹泉)에 담그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기법은 19세기의 모험가 마쓰우라 다케시로의 문헌에 남아 있기도 하고, 할머니의 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연에서 섬유를 추출하여 물건을 만드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Y: 자연에서 섬유를 얻는다는 점에 있어서는 도호쿠와 홋카이도에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칡넝쿨에서 섬유를 추출한 적이 있어요. 섬유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황벽(黄檗, 기하다) 속껍질의 노란 부분은 한방약이나 차, 염료로도 쓸 수 있어요. 최근에는 어머니와 함께 산에서 채취한 식물로 만든 염료를 그래픽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는 인쇄용 잉크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요시다씨가 나무 껍질을 사용해 모양을 만든 아트웍.

——애초에 산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Y: 저는 하가 다케시씨라는 산나물과 버섯 채집 전문가에게 재료를 채취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시작이에요. 산나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직접 캐는 행위 자체가 단순히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점차 디자이너라고 하는 직업과 관련하여, 물건 만들기의 제일 첫 번째 프로세스로서 재료 수집의 실마리를 잡게 되었던 것이지요. 디자인의 관점에서 말하면 최종 제품이 예쁘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의 정반대편에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G: 저 같은 경우에는 나무껍질이나 풀의 섬유를 사용한 아이누의 수작업을 하려고 할 때는, 우선 산이나 숲에 소재를 구하러 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특별히 구입하기 어려운 것들은 아니지만, 소재를 구하러 가는 것부터 물건 만들기가 시작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요. 그중에서도 가이카라고 하는 나무 내피와 풀에서 얻은 섬유를 꼬아서 실로 만드는 것이 기본입니다. 마끈같은 것을 그냥 구입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전통적인 기법을 고집하고 싶습니다.

——‘고집’이라는 것은 인스턴트 라멘과 스프부터 직접 우려낸 라멘의 차이 같은 것일까요.

G: 인스턴트 라멘과 진짜 라멘은 맛이 다르지요. 진짜 라멘의 맛을 모르고, 인스턴트 라멘을 먹는 행위에서 느끼는 것에 가까울지도 몰라요.

Y: 그럼 프로세스를 알고 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이카를 판매하는 소재로 만들어도 진품이 된다는 느낌일까요? 만드는 과정을 몸에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입한 소재로 물건을 만들어도 진품가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G: 아니, 그런 것은 아니고요. 재료를 구하러 가는 것부터 물건 만들기는 시작되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소중히 하는 수작업의 본질은 거기에 깃들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나무껍질로 실을 만들고 팔찌를 만듭니다. 그렇지만 꼬아 넣은 실은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바깥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요. 그렇다면 구입한 튼튼한 실로 만들어도 괜찮지 않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직접 만든 실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 한 타협하고 싶지 않아요.

▲아이누 남성이 정장을 할 때 착용하는 ‘에무시앗(칼을 내리는 띠)’을 베이스로 고우콘씨가 만든 팔찌.

——그 제작자로서의 생각은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것일까요.

G: 물론 직접 사용할 사람을 생각하고 만든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시간이에요. 그렇지만 생색을 내려는 의도는 없어요. 이렇게 말하면 이기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제가 기분 좋게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짜증스럽게 만들면, 그것이 물건에도 깃듭니다. 이것은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역시 손으로 만지며 마음을 담은 것을 자신 있게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는 느낌일까요.

Y: 제가 하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일에는 클라이언트 워크가 베이스가 됩니다. 클라이언트에게 발주를 받아 물건을 만들어 납품하는 것이지요. 단, 클라이언트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만을 추구하면 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도 우선적으로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물건을 사용하게 될 고객이 있고, 그다음에는 사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고우콘씨가 ‘AKAN AINU ARTS & CRAFTS → NEXT’에서 제작한 아이누 문양 쪽 염색 스톨. (사진: 마나베 유리)

——디자인 업무와 수작업으로 물건을 만드는 일을 비교할 때 그것이 대량생산인지 아닌지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은 거기에서 탄생한 것이 복제되는 반면, 손으로 하는 일에서는 원리적으로 같은 물건은 두 번 다시 없는 것 같아요.

Y: 그 중간에 ‘느슨한 복제성’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고케시 같은 향토 완구는 상당히 대량으로 생산되잖아요. 단, 하나하나의 표정이 모두 달라서 사람이 그것을 보고 희로애락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같은 프로덕트로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지요. 거기에는 60~70% 정도의 복제성이 존재하고 있어요.

물론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서는, 인쇄를 통해서 거의 99% 같은 것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1만 매, 10만 매라고 하는 단위로 복제되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 거기에 그러데이션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당장 1만 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대형 인쇄기를 돌리지 않고, ‘느슨한 복제성’을 선택하면 나오게 되는 아웃풋이 매번 바뀌어 재미있습니다. 그런 일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그렇군요. 이번 고우콘씨가 만드신 스카프에 관해서는 어떤가요?

G: 오래전부터 아이누 문양의 쪽 염색 스카프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자보씨와의 협업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태어나서 정말로 기뻐요. 쪽 특유의 농담 속에 대담하게 퍼지는 아이누 문양. 이미지 그대로의 스카프가 탄생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펼쳐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제작에서 고우콘씨는 디자이너로서 참여하고, 실제 제작은 쪽 염색 공방인 아이조메 자보에서 담당했지요.

G: 스카프 가득 대담하게 디자인한 아이누 문양이었지만, 쪽의 농담을 어떻게 표현할지, 방법이나 발염의 정도 등을 염색사인 구마가이씨와 수없이 의논을 했어요. 지금까지는 꾸준히 혼자서 만드는 수작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이누 문양을 구마가이씨에게 맡겨서 염색된 스톨을 보고 지금까지 느껴 본 적이 없는 감동과 큰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Y: 제가 디자이너로서 장인 분들과 일을 하고 있는 관점에서는, 서로의 시점을 교환하면서 무언가를 만들다 보면, 안정적인 면은 있지만, 잘 되고 있는지, 잘못되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시장에 내어보면 의외로 팔리기도 하고, 전혀 팔리지 않기도 하지요. 거기에서 물건을 튜닝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자연에서 얻은 소재가 각각 다르듯이 사회의 반응으로부터 물건을 만들어,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것에 도달하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아이누 문양의 쪽 염색 스톨’의 제작도 홋카이도의 천연 쪽 염색 공방 ‘아이조메 자보’가 맡았습니다.(사진: 마나베 유리)

‘수작업’이라고 하는 말의 배후에 숨어 있는, 자기 자신과 역사가 가지고 있는 타당성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고우콘씨와 자연, 사회로부터 새로운 감동을 추출해내는 요시다씨. 디자인이라는 같은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2명이 말하는 물건 만들기에 대한 자세는, 효율이나 마케팅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르쳐 줍니다. 물건 만들기란 언제나 자신과 외부 세계와의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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