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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계승하다 · 자신을 닮다 · 이야기를 만들다: 장식물과 오리지널을 둘러싼 대담 <다키구치 겐고(목조작가) × 아라가키 유토(시사 장인)>

TV 위에 놓인 연어를 문 곰의 목각, 오키나와의 가정에는 액막이로 반드시 놓는 시사 인형. 목조와 도자기라는 다른 수법이면서도 장식품이라는 공통점. 각각의 분야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2명의 장인들과 함께 ‘오리지널 장식물’이 태어나는 배경을 풀어봤습니다.

다키구치 겐고(위) | 1982년 홋카이도 아칸코온센 출생. 조각가・다키구치 마사미쓰씨의 장남. 오스트레일리아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가 귀국 후, 목조, 낙농업에 종사. 작년, 부친의 죽음을 계기로 공방겸 기념품점 ‘이친게의 가게’를 계승. ‘AKAN AINU ARTS & CRAFTS → NEXT’에 참여하여 삿포로의 편집숍・FAbULOUS와 ‘이완스마리(6마리의 여우)’를 제작.

아라가키 유토(아래) | 1994년 오키나와현 출생. 가족이 대대로 시사와 그릇을 만들어 온 ‘야치문야(やちむん家)’가문에서 출생. 대학 졸업 후, 시사 장인이 되었다. ‘갖게 된 사람이 행복해지도록’이라는 마음을 담아 하나하나를 제작.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키구치(이하 T): 아칸코온센에 있는 다키구치라고 합니다. 아칸코 아이누코탄이라는 마을에서 목각을 만들고 파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각은 20살 정도부터 시작해서 이제 38살입니다. 도중에 홋카이도의 다른 지역에서 낙농 등을 하면서 공백도 있었지만, 2017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뒤를 이어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아라가키(이하, A): 오키나와의 요미탄에서 도자기 시사를 만들고 있는 아라가키 유토, 26살입니다. 증조부때부터 시사를 만들었고 대를 걸쳐 계승해 오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입니다. 처음에는 복지 대학에 다니고 있어서 시사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교토의 기요미즈데라에 있는 아버지 작품인 큰 용의 상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두 분 모두 가족이 물건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원래 목각이나 시사는 가까운 존재였던 것일까요?

T: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곳에서 나무를 베어 가지고 오시는 아버지를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뿐만 아니라 아이누코탄에는 끌을 톡톡 두드리면서 목각을 만드시는 분들이 많아서 친숙했습니다.

A: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오키나와에서 시사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생활필수품에 가까운 친근한 물건입니다. 집을 지을 때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없듯이, 시사를 두지 않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지요(웃음).

▲아라가키가 제작하는 시사. 해외에서의 발주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계승에 관해서는 어느 타이밍에 결단하게 되셨나요?

T: 옛아버지에게 목각을 이어가 달라는 말을 들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집을 나와, 낙농의 길로 나갔습니다. 단, 일을 마친 후에는 작은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결단이라기보다는 좋아서 목각을 하는 것뿐입니다.날에 아이누의 남자는 목각을 할 수 있게 되면 어엿한 성인 대접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그릇이나 쟁반 같은 생활용품부터 의식에 쓰는 상까지 자기 손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것을 관광지의 기념품으로 팔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목각을 이어가 달라는 말을 들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집을 나와, 낙농의 길로 나갔습니다. 단, 일을 마친 후에는 작은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결단이라기보다는 좋아서 목각을 하는 것뿐입니다.

A: 저희 집도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는 주의였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버지의 작품을 보고 받은 충격으로 저도 시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아버지 작품에서 받은 영향이 컸나요?

T: 제 목각 기술은 아버지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때 함께 가게를 운영할 때는 아버지의 작품이 더 많이 팔렸습니다. 그냥 뒤쫓아 갔다고 할 것도 없이 저는 아무튼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목각으로 버터나이프를 만든다든지요. 형태나 소재를 바꾸어 가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다키구치씨가 제작하는 버터나이프. 손잡이에는 아이누의 문양이.

A: 시작의 계기이기도 했던 아버지의 작품은 제 마음속에서는 큰 존재입니다. 아무리 흉내를 내봐도,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해도, 해 온 것, 봐 온 것의 축적에서 전혀 다른 작품이 되는 거죠.

시사는 무서운 것을 멀어지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마음속에서는 아버지가 만든 시사가 제일 무섭거든요(웃음). 그것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어요.

시사는 실재하지 않는 동물이잖아요. 그러니까 기본은 답습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다움, 그리고 무서운 얼굴이나 도깨비, 다루마 등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다키구치씨는 아버지와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T: 지레 포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아버지의 작품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테이블만 한 크기의 문양을 새기곤 했습니다. 그런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실제로 스스로 조각해 보면서, 소재나 형태를 조정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초기의 버터나이프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없을 정도로 서투른 마무리였어요. 단, 소재의 사용법도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딱딱한 소재를 사용해서 만들기 위해 일부러 외부에서 공수해 온 흑단을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 역시 에조시카 사슴뿔을 조각하고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각이란 단순히 나무를 조각하는 것만이 아니랍니다. 저 역시 고래 이빨로 피어싱을 만들거나 산호로 목걸이를 만드는 등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라는 것이 재미있네요. 목각의 다키구치씨와 도자기의 아라가키씨는 소재에 관한 접근 방식이 다를지도 모르겠군요. 목각은 나무를 깎아서 형태를 만들지만, 도자기는 소재 그 자체인 흙으로 모양을 만들지요. 아라가키씨는 뭔가 새로운 소재를 고려하고 계시나요?

A: 사실 아버지는 신라쿠의 흙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오키나와의 흙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저는 오키나와의 흙만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시사를 떠올렸을 때는 오키나와의 것이라는 점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소재로서 유약은 아버지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실패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오키나와에 많은 염소 똥으로 색을 칠할 수 없을까 하고, 도자기에 녹여서 뿌려 보기도 하고(웃음). 소재가 아닌 색깔로 나름대로 지금까지 선배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오리지널의 색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다키구치씨가 ‘AKAN AINU ARTS & CRAFTS → NEXT’에서 제작한 ‘이완스마리(6마리의 여우)’. (사진: 마나베 유리)

——‘오리지널’이라고 하면 목각이나 시사와 같은 전통 공예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새로운 것을 너무 많이 만들면 그것이 목각이나 시사라고 인식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요.

T: 홋카이도의 연어를 물고 있는 곰 목각이 있는데, 현재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옛날 어디에나 있었던 물건에 그리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유행 같은 것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의 심리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다만 저는 ‘목각’이 무엇일까? 와 같이 대단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단, 나무를 깎으면서 생겨난 단재를 보고 있으면 새로운 형태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모퉁이 형태 같은 데서 어제와는 또 다른 모티브를 만들어봅니다. 오늘은 다른 것을 만들어볼까? 그럼 뭘 만들지? 하면서요.

A: 우선 작품을 만들고 거기에서 어디가 이상했는지, 어디가 좋았는지를 스스로 분석하는 것부터 오리지널이 무엇인지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만드는 작품에 그것을 적용합니다. 그러면 역시 자기 나름의 작품이 나오게 되지요. 하나하나 바꾸어 나가면, 자신만의 작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시사는 만드는 사람을 닮아간다고 하더군요. 아버지의 시사는 약간 아버지를 닮았다든지, 특히 할아버지 시사와 할머니 시사도 각각 그분들을 닮은 시사였습니다. 자신 역시 시사를 만들고 있다 보면 아무래도 자신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키구치씨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이완스마리(6마리의 여우)’에 대해 알려주세요.

T: 원래 ‘소원을 이뤄주는 여우’라는 장식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만들어 보다가 6개를 추려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6이라는 숫자는 아이누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숫자이며, ‘많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6마리의 여우를 끈을 이용해 하나로 묶어놓으면, 펼쳐 놓은 상태에서 말했던 소원을 들어줍니다. 6마리의 여우들이 다 같이 상의해 주는 느낌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 펼쳐서 진열해놓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리고 6마리 중 하나는 얼굴을 깎지 않고 판매할 생각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 공방에 보내주면 이 장식품이 완성되는 거예요.

A: 재미있네요. 시사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액막이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이것은 이집트의 스핑크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토에서는 코마이누(狛犬), 오키나와에서는 시사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의미 혹은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T: 아이누에서는 부엉이를 마을을 지키는 신으로 믿기 때문에 목각으로도 자주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여우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 같은 것이 아이누에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쥐로 만들 수도 있었겠지요. 단지 자신이 생각했던 스토리에서 새로운 무엇인가가 태어날 수 있을까 했던 것입니다.

▲6마리의 여우 상을 묶는 끈도 아이누 전통 방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사진: 마나베 유리)

효율을 중시하는 것이 당연해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생활 공간 안에는 ‘재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계속해서 사랑받고 있는 시사를 새롭게 만드는 아라가키 씨와 홋카이도에서 새로운 목각의 형태를 추구하는 다키구치 씨의 이야기는 사람의 상상력에 의해 그 존재 의의를 부여받는 ‘장식물’과 그 오리지널리티가 가지는 가치를 재차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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