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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2024年6月4日(火)

토스트
딸기잼
그릭요거트
26°C
Alice

아침으로 토스트에 딸기잼을 발라먹었다. 다들 카야잼, 밤잼, 무화과잼  등등 여러 가지 잼들을 발라먹던데 나는 뭐니 뭐니 해도 딸기잼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저 다른 잼들이 내 입맛에 안 맞는 것뿐이다. 무인양품에서 산 미숫가루와 함께 먹고 싶었는데 우유가 없었다. 나는 미숫가루는 무조건 우유! 를 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오늘은 포기했다. 

점심은 엄마가 어제 만들어놓은 그릭요거트. 왜인지 꽁꽁 얼어서 잘 나오지 않는 꿀과 싸워가면서 작은 한 컵에 옮겨담았다. 아무 생각 없이 꿀만 넣어서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냉동실에 깊숙이 박혀있는 냉동 블루베리와 함께 먹었으면 더 맛있었겠다.

어지간히 게으름을 피운 바람에 나가야하는 시간 10분 전부터 화장을 시작했다. 사실 화장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선크림과 립스틱이 전부.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봄웜인가 여쿨인가’로 엄청 고민했었는데 올해는 여쿨 라이트와 여쿨 뮤트로 고민하고 있다. 엄마는 내가 여쿨 라이트 같다고 말하지만 나는 뮤트의 미지근한 분위기를 더 사랑한다. 뮤트이기를 바라며 언젠가는 꼭 퍼스널 컬러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다짐한 하루.

13시 좀 넘어서 집을 나왔다. 햇빛은 강해도 바람이 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작년 6월 초보다 훨씬 더웠어도 아무렴 좋았다. 작년 이맘때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았다. 짧았다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 순간의 장면들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것은 그 때 그 공기, 분위기, 완벽한 날씨에 살랑거리는 바람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아, 기타에 병맥주도. 아이폰이 초기화되는 바람에 그 당시 사진들과 동영상은 전부 다 사라져버려서 내가 갖고 있는 그와의 사진들은 인스타 스토리 보관함에 있는 2장뿐이다.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어주신, 나를 한층 성장시켜준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내가 사랑하는 古川本舗의 Alice in wonderland 앨범. 오늘 버스에서 무한 반복 재생으로 들은 앨범이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았고) 요즘 마음 한 켠이 굉장히 아프다. 울음을 억지로 참을 때 심장이 아픈 그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낸다. 친구들이랑 놀면 정말 재밌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불편하다 라는 표현보다는 우울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 이런 나를 위로해주는 앨범. 누군가는 나에게 힘들 때는 신에게 기도하며 돌아오라고 하지만 나는 이미 신을 대신해서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에 그런 말들은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힘들 때 나를 견디게 한 것은 신이 아니라 음악이다. 언제까지 음악으로 버틸 수 있겠냐고, 그건 너가 그만큼 힘들지 않아서 라는 말을 들어도 나에게는 음악이 전부다. 그 이상의 어떤 것은 필요하지 않다. 

「届かないなぁ。」
わかってるくせに
今度は一人で行くんだぜ

Alice / 古川本舗

기말고사 날짜가 정해지면서 새삼 빠른 시간의 속도를 다시 한 번 체감하는 중이다. 21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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